KIM, KWANG MOON

김광문

김광문의 작품세계 / 이 서 영 (갤러리SP 큐레이터)

김광문의 신작들은 그가 여전히 새로운 실험과 변화의 여정 위에 있는 진행형의 작가임을 알게 해준다. 과거 꾸준히 선보여 왔던 은둔자의 마을(Hermits small Village) 시리즈 등에서 그가 만들어냈던 이미지는 거대한 우주의 질서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너무도 작고 사소해 보이는 우리의 삶에 대한 작가 자신의 철학들을 담고 있는 것들로, 이러한 이미지들은 삶의 신산함의 표상으로 때로는 종교적 색채로 관객에게 다가왔다. 이는 실제로 사용되다 쓸모를 다해 버려진 쇠붙이들(경첩, 열쇠, 자 등과 같은)을 작품 속 오브제로 사용하여 이러한 사소한 것들의 아름다움과 존재의미를 되찾아 주고 나아가 이들이 녹슬어 잊혀져가는 과정을 통해 그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인간의 시간을 은유하고자 했던 작품들이었다.

이번에 새로이 선보이는 은둔일기(Hermit Diary) 시리즈에서 드러나는 식물에 관한 이미지들은 작가의 기존 표현방식으로부터 하나의 변화의 기점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오브제를 사용, 작가의 자신의 수공적 능력을 통해 시각적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로부터, 내적인 침잠을 통해 고요 속 잔잔한 여운을 불러일으키는 지금의 정경들은 이제까지 작가가 지향했던 이미지들로부터 상당한 발전적 요소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존 작업에서 나타나는 작가의 감성이, 절제된 화면과 그 사이에 간간이 나타나는 황토나 토속적인 기물들 간의 혼합으로 특징지어졌다면, 최근의 이미지들은 이러한 다양하고 많은 종류의 오브제들이 마치 하나의 장식물들이었던 것처럼 생각될 정도로 화면은 고도의 정제를 거친 맑은 모노톤으로 처리되었다. 신비주의적이면서 과거를 연상시키는 흔적들 대신에, 절제된 화면의 바탕위에서 표현이나 구성의 의도를 최대한 자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원스럽게 커진 화면 위에 에폭시, 한지 등 여러 층을 겹겹이 쌓아올려 자연스럽게 배어나는 색감은 마치 창가에 드리운 발을 통과해 집안으로 비치는 오후의 햇살처럼 은은하고 따뜻하다. 그 화면 위에 화분에 담긴 식물성의 소재들이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 자연스레 자리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에서 그는 그의 작품들을 자신의 의지대로 만들고 구성해 내야한다는 생각들을 서서히 지워버리고 있는 듯하다. 아마도 그가 자신의 내면에 간직하고 있는 절제에 대한 생각, 무위자연의 의미들을 작품 속 식물성의 소재들이 스스로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모습으로 나타내려 한 듯하다. 화면 속에서 작가가 선택한 형상들과 재료들이 서로 섞이며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중요한 점은 그것들의 목소리가 너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다는 것,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본분을 다하면서 겸손하게 어우러진다는 것이다.

이제 그는 자신의 작품 속 모든 군더더기로 여겨지는 것들을 하나씩 배제해 나가는 실험을 진행해보려 하고 있다. 정제된 백색의 화면은 그 속에 모든 것을 포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닌 모든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머지않아 우리는 마침내 화면을 텅 비운 김광문의 작업을 마주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당황하거나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의 운둔의 시간 속으로의 여정을 더욱 더 애정 어린 눈길로 바라볼 것이다.


Kwang-Moon Kim's new works show that he is still a artist in progress on the journey of new experiment and change. The images of plants revealed in the Hermit Diary series, newly published this time, seem to form a starting point of change from the existing expression style of the artist. The current scenes that stir up calm lingering sound in the midst of quietness through internal submergence are showing the factors of significant progress from the past images that the artist has been inclined to and that arouse visual effects through the artist's handiwork ability of using objects. The color sense that naturally permeates through many layers of epoxy and Korean paper on the clearly expanded screen is dim and warm just like the sunbeam of the afternoon that shines in the house passing through a bamboo blind hanging down beside the window. On the canvas, the vegetable subject matters filled in the flowerpots are taking their places naturally as if they were always in those places. Within the canvas, as the shapes and materials that artist has chosen are mingled with each other to create their own world, the important thing is that their voices are not too strong or too weak but humbly harmonized, playing their parts naturally.

Now, he is trying to proceed with an experiment that excludes everything that is considered to be superfluous inside his own works, one by one. The refined white canvas has the meaning of all instead of nothing because of the expectation that everything can be included thereinto. Before long, we may face the work of Gwang-Moon Kim's that finally empties the canvas. However, no one would feel embarrassed or would rebuke. People would rather look at his journey toward the time of seclusion with increasingly affectionate 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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